작년에 개봉한 ‘대도시의 사랑법’을 보고, 문득 제 20대 시절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화려한 스카이라인 뒤편에 감춰진 복잡한 도시의 일상, 그 안에서 사랑과 우정을 찾기 위해 헤매던 지난 날들이 겹쳐 보이더군요. 박상영 작가의 연작소설 중 단편 ‘재희’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작년 10월에 개봉하여 많은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언희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김고은과 노상현이 주연을 맡아 애틋하면서도 솔직한 감성을 전합니다.
1. 주요 등장인물과 캐릭터 분석
이 영화의 주인공 재희(김고은)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캐릭터로, 주변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오로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당당함이 돋보입니다. 그와 반대로, 흥수(노상현)는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인물입니다. 어머니와의 갈등 속에서 성적 정체성을 부정당한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아, 스스로를 더욱 닫아버렸죠.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스타일과 상처를 지녔지만, 서로에게 조금씩 스며들면서 결핍을 채워 줍니다. 재희의 거침없는 솔직함이 흥수의 마음을 두드리고, 흥수의 안정감이 재희에게 새로운 의지가 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2. 줄거리와 배경
‘대도시의 사랑법’은 거대한 도시 한가운데서, ‘재희’와 ‘흥수’라는 두 청춘이 함께 살아가며 겪는 일들을 담은 작품입니다. 도시의 눈부신 조명과 빌딩 숲 사이에서, 사람들은 어쩐지 더 외롭고 복잡한 감정 속에 몸부림치기 마련이죠. 영화는 이 복잡함을 마주하는 두 주인공의 시선으로, 우리 모두가 조금씩은 지니고 있을 불안과 갈망을 그려냅니다.
흥수는 겉으로는 무표정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사랑받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합니다. 반면 재희는 흔들림 없이 자신을 표현하는 듯 보이지만, 가끔씩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외로움을 느끼죠. 이처럼 상반된 면모를 지닌 두 사람이 룸메이트로 지내며 부딪히고, 화해하며, 때론 서로를 위로하는 장면들이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3. 영화의 주요 테마와 메시지
영화의 표면적 장르는 퀴어 로맨스처럼 보이지만, 사실 중심에 놓인 건 도시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성장과 우정입니다. 재희와 흥수가 각자의 상처를 인정하고 이를 통해 조금씩 자기 자신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보편적 정서를 품고 있죠. 성적 지향이나 사회적 시선이 얽혀 있더라도, 결국 사람 사이의 관계란 마음을 여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또한, “진정한 사랑이란 서로의 결핍을 함께 채우는 과정이다”라는 주제를 재희와 흥수의 모습으로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성별이나 성향을 초월한 인간 본연의 연대감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대도시의 사랑법’은 도시라는 무대에서 청춘들이 부딪히고 치유받으며 자기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스스로의 감정을 외면해 온 흥수와, 넘치는 에너지를 솔직하게 발산하는 재희가 함께 살아가며 겪는 에피소드들은, 우리 모두가 안고 있는 외로움과 꿈을 자연스럽게 상기시켜 줍니다.
만약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으셨다면, 섣불리 ‘퀴어 로맨스 코미디’라는 틀에 가두기보다는, 청춘의 초상을 솔직하게 그려낸 성장담으로서 바라보기를 추천합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분주한 일상 속에서 나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 그리고 진짜 내 곁을 지켜줄 사람이 누구인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본 포스팅는 공개된 정보와 개인적 감상과 경험으로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모든 사진의 출처는 Tving,넷플릭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