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핀오프(spin-off)란 무엇인가
영화를 보면서 한 번쯤 “이 캐릭터가 주인공이었어도 재밌겠다”라는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 역시 서브 캐릭터에게 매료되어 이야기가 더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느낀 순간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럴 때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스핀오프입니다. 원작의 세계관을 활용하되, 다른 시점이나 캐릭터를 중심에 두어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는 방식이죠.
'스핀오프'는 시리즈가 확장되면서 더 폭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 관객 입장에서도 매력적입니다.
2. 한국영화 속 스핀오프
개인적으로 이 개념이 확 와닿았던 작품은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시리즈입니다. 처음에는 ‘부산행’에서 절체절명의 상황 속으로 뛰어드는 인물들을 보며 손에 땀을 쥐었는데, ‘서울역’ 이나 ‘반도’가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시점을 보여주는 식이더군요. 비록 ‘반도’를 두고 “본편의 직접적 후속 편이 아니지 않냐”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원작 세계관을 넓히고 다른 캐릭터를 앞세운 전개라는 점에서 스핀오프의 성격을 갖췄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제게는, 원작 속에서 조금만 스쳐갔던 배경이 심도 있게 확장되었다는 게 흥미로웠어요.
또 다른 예로, 같은 감독이 만든 애니메이션 ‘서울역’은 사람들에게 비교적 낯선 애니메이션 장르로 핵심 바이러스 사태의 시발점을 다룬 것이 특징입니다. ‘부산행’에서 직접 보지 못했던 초기 혼란 상황이 그려지면서, 원작의 세계가 한층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한 번 형성된 세계관을 더욱 다양하게 풀어내는 시도야말로 스핀오프의 묘미가 아닐까 싶어요.
3. 스핀오프의 매력
제가 이런 파생작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미 익숙해진 설정 속에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원작의 팬이라면 “아, 저 사건이 이렇게도 연결되는구나!” 하고 반가움을 느낄 수 있고, 처음 접하는 관객이라도 독립적인 이야기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다만, 이야기가 너무 산만하거나 캐릭터 개성이 부족하면 힘이 빠질 수도 있으므로, 높은 완성도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만들어진 스핀오프를 만나면 원작보다 더 큰 감동이나 재미를 얻을 때도 있고, 세계관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어 만족도가 배가됩니다.
결국 좋은 스토리는 한 편의 영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이야기를 품을 여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영화들이 보여주는 파생작 시도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제게는 무척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색다른 시선과 독특한 조합으로 탄생할 수많은 작품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겠죠. 아직 스핀오프 장르에 익숙지 않다면, 앞서 언급한 예시들을 통해 가볍게 입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처럼 원작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시다면, 또 다른 감동과 발견을 누릴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서울역'은 2016년 7월20일 개봉한 영화 '부산행'의 프리퀠 애니메이션으로 서울역이 먼저 제작되고, 그후 부산행이 제작되었다.**
본 포스팅은 필자의 개인적 감상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진의 출처는 영화진흥위원회 입니다.